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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일기

집에 연락이 왔다.

목요일 저녁 회사에서 팀원 분들과 회식을 하고 집에 돌아오는 길에 전화가 왔다.

'아뿔싸 아까 어머니한테 전화해달라고 문자가 왔었지..'

전화를 달라던 어머니에게 깜빡하고 전화를 걸지 않아 어머니가 직접 나에게 전화를 건 것이다.

안부 전화겠지 하며 전화를 받는데 수화기에선 예상과 다른 말이 나왔다.

"혹시 너 요즘 힘드니?"

"무슨 말이에요 엄마"

"주말에 몰래 공장이나 아르바이트하고 그러는 거 아니지?"

대체 왜 이런 말이 나왔을까. 어머니께선 나에게 어떤 오해를 가지게 된 것일까.

연신 힘들지 않다고 그런 거 안 한다고 설명 하는 도중에도 어머니는 걱정스러운 말을 하셨고 수화기 넘어 술에 조금 취하신 아버지도 한 말씀 거 들으셨다.

"부모한테는 거짓말 하면 안 돼. 그 회사 힘들면 당장 때려치워라"

나는 그런 오해가 왜 생겼는지 이유를 알지 못한 체 해명만 하다가 전화를 끊었고.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다.


이 회사에 오기 전 그러니까 전 직장에 다니던 때 나는 월급이 제때 나오지 않아 많이 힘들어했던 적이 있다.

고향에 계신 부모님 곁을 떠나 홀로 서울로 상경하여 열심히 돈을 벌어 보겠다고 했던 다짐은 월급이 한 달 두 달 밀릴 때마다 목적을 잃어 가고 있었다.

서울로 올라오며 가져왔던 비상금이며 여윳돈을 다 쓸 때까지도 월급이 나오질 않았고 나는 매일매일 잠을 이루지 못한 채 돈 걱정으로 매일매일을 지내왔다.

하루하루가 당장 먹을 밥걱정에 월세 등등 돈보다 건강이 우선이라는 생각도 현실 앞에선 아무런 힘을 쓰지 못했다.


하지만 그런 걱정을 부모님에게까지 끼치고 싶지는 않았다.

어느 날 부모님에게 걸려온 전화

"아들 잘 지내고 있지? 월급은 잘 나오고?"

"그럼요 걱정 마세요. 월급도 잘 나오고 회사생활도 즐거워요"

"그래 아프지 말고 밥 꼭 챙겨 먹고"

"네 엄마"


그러고 한없이 울먹였던 적도 많이 있었다.


첫 직장이고 개발자라는 직업이 경력이 중요하다는 말을 들어 어떻게든 1년을 버티고자 했지만. 기한 없는 월급 미지급에 버티지 못하고 회사를 옮기기로 했다.


열심히 이곳저곳을 알아보고 감사하게도 좋은 회사에서 일할 기회가 와서 출근을 할 수 있었고 그 재서야 부모님께 사실대로 말할 수 있었다.

"부모님 사실.. 이러한 이유해서 지금은 회사를 옮기가 되었어요"

부모님은 큰 충격을 받으셨다.

그런 회사에 다녀서 충격을 받으신 것보다

그런 일이 있었는데 말하지 않은 것에 대한 충격을 더 받으신듯했다.

"그런 일이 있으면 부모한테 먼저 이야기해야 하는 것 아니니.."

걱정 끼치기 싫은 마음에 그랬던 것인데 그런 것마저 부모님에겐 서운한 마음이 드셨나 보다.


가만히 예전 생각을 하다 보니 지금 부모님이 왜 그런 생각을 드셨는지 알 것만 같았다.

연락을 자주 안 해드렸나..

바쁘다는 핑계로 전화도 못 하고 전화 오면 일찍 끊어 버리고..


그 날은 한없이 옥상에 올라가 하늘만 바라본 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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